리즈성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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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속에서 피는 희망

장벽 속에서 피는 희망

 

며칠 전 병원을 방문했던 한 서울 환자의 연락을 받았다.

 

대구를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 한 병원에서 수술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대구라는 험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야박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찾아간 다른 병원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대구, 경북을 봉쇄한다는 난데없는 뉴스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던 참에 대구를 다녀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더 이상 오해를 사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감염이 한국으로 건너오기 시작했을 때, 그나마 우리는 중국보다는 낫다고 자위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불과 1-2, 한 종교 집단 내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이와 관계된 한 병원에서 생긴 연관 감염으로 인해 견고했던 방어막이 내부에서 어처구니없이 허물어져 버렸다는 사실이 그동안 방어를 위해 애쓰던 우리 모두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매일 오전 오후, 대구와 경북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 숫자와 사망자 수라는 것에서 1등과 2등을 하게 될 줄 어떻게 알았을까?

 

터무니없이 비싸져 버린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어져 버려서 아침 출근길에, 마스크를 사려고 길게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을 바라보면, 이것이 세계 최고의 IT강국을 구가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인지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인적이 끊어진 도심, 병원에 나와 있어도 드문드문 울리는 전화 소리에 환자들이 당분간 스케줄을 연기하거나 취소한다는 소식만 들려오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고, 퇴근길, 환하게 불을 밝힌 동성로의 거리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며칠 새 몇 군데의 상점 불빛과 가로등만이 발길이 뜸해져 어두워진 거리를 을씨년스럽게 비추고 있다.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에 의해 지구 온난화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면서, 우리들의 지구는 세상 곳곳에서 이상 신호를 신음처럼 보내고 있다, 이제는 연례행사가 된 미국과 호주의 대형 산불과 세계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이상 기온 현상이 바로 그 예이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구가 일일 생활권이 된 현재, 질병도 빛의 속도로 우리 주변에서 퍼져 나가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몇 년에 한 번씩 우리를 긴장시켜온 조류 독감, 신종 플루, 메르스, 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앞으로 어떤 질병이 우리 곁에 다가오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질병이나 난관이 아니라 이것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갈라지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서울에서 차별을 받았던 내 환자처럼, 만약 실제로 대구나 경북의 시민들이 서울에 갔었다면 어떤 대접을 받았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우리가 함께 뭉쳐서 서로 도와야 할 상황에서 이렇게 혐오나 차별의 시선을 받게 된다면, 만약 자신들이 그런 위기를 맞았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하나 된 노력이다. 각자의 자리를 비우지 말고 자신의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높고 낮음이 없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부속인데, 자신의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현재 상황에서 그 빈 자리가 얼마나 크게 드러날 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을 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최소한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는 자세를 가지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감염병이나 자연재해 같은 피해를 입은 우리의 이웃들에게 선입견이 없이 이들 역시 우리의 한 가족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이성적으로 원칙에 맞는 해결책을 함께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해결책이 어느 정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앞으로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하겠지만, 역학적인 과정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어느 정도 파악했고 그 방법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제 대구와 경북의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하나 하나 해결하지 못할 일은 아닌 듯 싶다.

 

각자의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개인위생 관리다. 손 소독, 마스크 착용 그리고 병원은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출입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오히려 환자들에게 전염될 수 있으니 자신만이 아니고 가족을 위해서도 주의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우선이다. 다행히 모든 정보들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니 이러한 주의사항에 잘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다행히 사회 곳곳에서 힘내라, 대구를 외치면서 우리를 위해 하나씩 뻗어오는 도움의 손길들이 보인다. 위험하다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구를 향하는 의사와 간호사들. 문 닫은 상점 앞에 힘내라는 포스터를 붙여주는 시민들, 임대료를 조정해주는 임대인들, 자그마한 봉사활동으로 마스크를 기증하는 사람들.....

 

때로는 혐오와 차별만 가득한 세상이라고 실망하던 때가 있었지만, 이래서 세상을 살아볼 만하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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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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