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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이마 속에 숨겨진 비밀

가려진 이마 속에 숨겨진 비밀

 

코로나가 한풀 꺾인 듯한 시기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어느 오후, 잔뜩 성이 난 부부가 진료실로 찾아왔다.

 

마치 죄를 지은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내와 분을 참지 못해서 화가 잔뜩 난 표정의 남편이었다. 남편의 눈빛을 보니 내가 마치 무엇인가 잘못한 일이 있나 싶은 눈치가 들 정도였다. 다행히 나를 처음 찾아온 환자라, 자초지종을 들어보았다.

 

근처 병원에서 아는 지인의 소개로 쌍꺼풀 수술을 한 아내의 결과가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술하기 전에 눈의 크기가 조금 달라서 이것도 함께 고칠 수 있는지 질문해 보았는데, 자기 병원만이 완전히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하는 말에 대뜸 수술대에 누웠다고 한다.

 

그런데 그 후 문제가 생기면서 부부간에 냉전이 벌어졌으니....

수술 후 인상이 매서워지면서 예전의 눈매가 아니라고 남편으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는 가하면, 양쪽 눈의 짝짝이도 더 심해져서 눈 자체도 불편해졌다고 한다.

 

동네 지인 여럿이 함께 수술했지만, 자신만 이런 문제가 생기면서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도 잘못되었다고 수군거리는 소문을 듣게 되면서 대인기피증까지 함께 생겼다고 한다.

 

수술 후 눈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아가 보았지만, 수술한 의사와 언쟁만 벌이고 나서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어 남편과도 사이가 서먹해졌다고 한다. 함께 식사하다가도 눈만 쳐다보는 것 같은 남편의 시선 때문에 서로 마음이 상해 이제는 각방을 쓸 지경이 되었다고 한다.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듣고 나서 빨리 해결해서 한 가정을 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눈을 자세히 들여 보았다. 부릅뜬 듯한 눈매를 보니 중년 이상의 나이에 쌍꺼풀 수술을 하고 나면 생기는 전형적인 모습이 보였다. 양쪽 눈동자의 크기가 다르고 쌍꺼풀도 짝짝이가 된 것도 보였다.

 

무엇이 원인일까? 곰곰이 생각하면서 짙은 퍼머로 가려진 이마를 들추어 보았다. 그런데 양쪽 눈썹의 높이가 서로 다르다. 낮은 왼쪽 눈썹 위로 희미한 상처가 보인다. 아마 어릴 때 다친 흉터로 보였다.

 

혹시 어릴 적에 이마 다친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보니 초등학교 시절, 넘어지면서 이마를 돌에 찧어 상처가 심하게 나서 병원에서 치료한 적이 있다고 작고하신 부모님께 들었다고 한다.

 

다치면서 근육과 신경 일부가 손상을 입어 이마 근육의 힘과 움직임이 약해진 것이었다.

눈꺼풀 처짐이 심하지 않은 20대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나이가 들어 눈꺼풀이 늘어지고 눈꺼풀을 당겨 올리는 근육의 힘이 약해져, 이마 근육의 힘을 이용해서 눈을 뜨게 되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다친 왼쪽 이마 근육의 힘이 오른쪽보다 약해지면서 이마로 당겨 올리는 힘이 부족해져서 눈동자의 크기도 작아지고, 쌍꺼풀도 덮인 채로 더 이상 커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이 가정을 구해야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단 좌우의 힘의 차이를 최대한 줄여주어야 한다. 처진 왼쪽 눈썹을 최대한 끌어올려 오른쪽 눈썹과 같이 맞추어 주는 것이 첫 걸음이다.

 

수술 준비를 하고 마취를 한 다음, 양쪽 눈썹의 아래쪽 문신을 한 선을 따라 세심하게 절개한 다음, 처진 왼쪽 눈썹을 오른쪽 눈썹과 같은 높이가 되도록 한껏 끌어올려 단단히 고정해 주었다. 이와 함께 수술 후 좁아진 눈과 눈썹 사이의 거리도 눈썹을 들어 올리면서 수술 전과 같아지도록 교정해 주었다.

 

수술 직후 양쪽 눈썹의 높이와 눈의 크기가 비슷해진 것을 보고 부부는 일단 안도하는 눈치였다. 일주일째 되는 실밥 제거하는 날, 비록 수술한 부기와 멍은 조금 남아 있었지만, 한층 자연스러워진 눈매와 같아진 양쪽 눈동자에 만족하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안도하는 부부에게 이제 이만하면 어느 정도 좋아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부기와 멍이 잘 빠지고 큰 문제가 없다면 좀 더 젊어진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중년 이상의 나이가 되면 눈꺼풀수술을 생각하기에 앞서 처져 내려온 이마와 눈썹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나서 눈 수술을 해야 한다. 눈썹의 높이가 서로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문제가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해결되어 천만다행이다.

 

눈 수술을 할 때는 눈만 볼 것이 아니고 이마와 눈썹, 얼굴 전체를 함께 봐야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마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었을 것이다. 성형외과 의사에게도 나무만 보지 말고, 숲 전체를 보라고 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셈이다.

 

특히 눈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중년의 여성들은 이마의 주름을 가리기 위해 짙은 퍼머를 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려져 있는 이마를 그냥 지나치기보다 귀찮을 수 있지만 이마 속을 자세히 들여 보는 수고를 마다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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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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