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머리의 앞쪽, 입, 코, 눈이 있는 면’을 뜻한다. 영어로는 face라고 한다. 얼굴의 모습은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고는 세상 모든 사람이 다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특징적인 모습이기도 하고 나를 나타내는 가장 확실한 모습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얼굴의 모습이 어떤지에 따라서 인상이 좋아 보인다, 나빠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때로는 각자의 성격, 앞으로의 운수를 예측하는 관상에 이르기까지 얼굴로 파악이 가증한 그 사람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하다고 하겠다.
아침에 급한 상담전화가 병원으로 걸려 왔다. 오늘 바로 상담하고 코 수술을 할 수 있는지 물어온다. 수술비도 알려달라고 한다. 일단 병원에서 보자고 했다.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어떤 수술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말해줄 수도 없고 게다가 가격까지, 마치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식이다. 대개 수술에 관심을 가지는 마음이 생기면 일단 수술을 바로 하고자 하는 마음에 이렇게 오는 경우도 가끔 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마침내 환자를 대면했다. 약간 살이 찐 얼굴에 작은 코, 양쪽 광대뼈가 많이 커 보이는데 비대칭이 보이고 눈이 작다. 얼굴 전체를 보니 균형이 맞지 않고 얼굴에 비해 눈과 코, 입이 작다. 얼굴이 작아지는 방법을 생각하던가 아니면 눈, 코가 커지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좌우 균형도 함께 맞추어 주어야겠다.
성형외과 의사들이 생각하는 좋은 얼굴의 모습을 이야기 하자면, 우선 전체적으로 반듯한 이미지가 좋고 나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얼굴의 눈, 코, 입술, 귀 등이 제 자리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하고, 이마, 광대, 턱 부위가 골고루 균형 있게 발달한 모습이라야 좋은 얼굴이다.
이 사람에게 눈이 커지는 방법-쌍꺼풀 수술, 코가 커지는 방법-콧대를 세우고 코끝에 연골을 이식해서 코 전체를 키워주는 방법, 그리고 좌우 비대칭인 광대 부위를 같게 맞추어주는 방법, 이렇게 세 가지를 권유했고 우선 눈 수술을 먼저 하기로 했다. 코 수술을 하기 위해 내원한 사람이 눈 수술을 결정한 것이다.
이처럼 자기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 성형외과에서 얼굴을 분석하게 되면 의외로 다른 결과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본 얼굴을 좀 더 객관적으로 분석하면서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눈, 코 입 볼살 등 일부분만을 관심 있게 보다 보면 그 부분만 강조하게 되고 얼굴 전체의 모습이 잘못 생각되어지는 모습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을 한 걸음 멀리서 보게 되면 나무 한 그루만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숲 전체를 볼 수 있게 되고 이렇게 해야 이목구비가 균형 잡힌 얼굴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안목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얼굴이 가장 좋은 얼굴일까? 가끔 매스컴에서 동양, 서양 미인의 얼굴을 모아서 한 화면에 모두 겹친 다음 그 중 가장 공통된 이미지를 만들어 낸 다음 그것을 공개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얼굴의 가장 공통된 모습은 이목구비가 균형이 잡힌 모습과 함께 좌우가 같은 대칭을 이룬 얼굴이라는 특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좌우가 어느 정도 비대칭이다, 대개 5-10% 내외에서 서로 다르다. 만약 좌우가 3% 이내로 같다면 이상적인 모습이라 하겠다.
어쨌든 오늘도 진료실에서 처음 대면하는 환자들마다 얼굴의 이목구비, 좌우 대칭을 나도 모르게 맞추어 보면서, 내 손으로 약간의 불균형, 부조화를 교정해 주는 것이야 말로 성형외과의사로서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새싹이 움터 오르는 봄이 다가오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겨우내 온몸을 꼭꼭 휘감고 지내던 얼굴을 드러내고 거리를 다닐 때 반듯한 이미지의 얼굴이 좀 더 많아지는 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