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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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모이게 해 주세요

원장님! 돈 좀 모이게 해 주세요.

 

중년의 아주머니께서 진료실에 들어왔다. 누구든지 처음 얼굴을 보면 어떤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한 지 느낌이 바로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분의 첫 인상을 보았을 때는 별로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눈도 예전에 한 번 수술한 것으로 보아 얼굴에 적당히 관심도 있는 것으로 보이고...

지금 현재는 아직 무어라고 할 만한 내용을 찾기 어렵다.

 

어떻게 오셨나요?’라고 물어보니 대뜸 원장님, 돈 좀 모이게 해 주세요!’ 라고 이야기하신다. 그래서 ?’ 나도 모르게 당황스러워서 다시 물어보았다. ‘그럼 은행이나 보험회사에 가셔서 재테크 강의를 들으셔야지 여기는 사람을 치료하는 병원인데 어떻게 돈이 모이는 방법을 알려드릴 수 있겠습니까?’ 라고 되물었다.

 

그제서야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는데,...

 

새해를 맞이해서 가족이 모두 동해안으로 해돋이를 보러 갔다가, 마침 관상을 잘 보기로 유명한 사람을 찾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사람에게서 가족의 올해 운세와 관상을 보게 되었고, 다른 가족들의 관상을 다 좋은 것으로 나왔는데, 자신의 관상이 돈이 새나가는 얼굴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어디서 돈이 새나가는 지.. 문제는 코였다. 콧구멍이 살짝 위로 들이면서 정면에서 콧구멍이 다 보이는 모양이 되다보니 집안에 돈이 모이지 못하고 돈이 이 구멍으로 새나간다고 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별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이제까지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열심히 잘 살아온 부인 또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참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내의 그런 얼굴이 좋아서 남편도 결혼을 했을 것이고,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잘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자식들을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 버릴 수도 있었지 않을까 생각도 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이러한 문제가 혹시 가족끼리 불화가 생기는 꼬투리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고민을 며칠 동안 하다가 병원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가끔 신년을 즈음해서 이런 경우가 있다. 새해 운세, 새해 관상을 보고 나서 자신의 운명을 더 좋은 방향으로 고쳐 보고자 얼굴, 혹은 몸의 여러 곳을 고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이런 경우이다.

 

가장 흔한 부분이 돈이 새나간다고 핀잔을 듣는 들창코, 자신감이 없어서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는 무턱, 또 재물 운이 짧다고 하는 손금이 바로 그 것 중 하나이다.

 

물론 이것을 고쳐서 자신의 운세가 바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 이것을 고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거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면 그 또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이것 역시 마음을 치료하는 한 방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쨌든, 그 분은 오후에 바로 수술을 했다. 콧구멍이 보이는 부위에 연골과 다른 조직을 함께 이식을 해서 콧구멍의 방향을 아래쪽으로 바꾸어 주었다. 들려 있던 콧구멍이 이제는 아래쪽으로 보게 된 것이다.

 

수술을 마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갈 때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는 이제 돈이 새나갈 구멍을 막았으니 우리 집에도 돈이 많이 모이겠네.’ 하면서 좋아라고 하셨다.

 

이제 붓기가 가시고 상처가 다 회복되고 나면 이 환자의 가슴속에 남아 있던 작은 걱정거리까지도 다 사라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의 의지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의 마음을 다잡아도 이렇게 조그마한 틈으로 들어오는 이러한 걱정거리까지 다 해결할 수는 없다. 이럴 때 자신감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성형외과 의사로서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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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5-06-03

조회수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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