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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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  상

 

일상(日常):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짧게는 4, 길게는 10일에 이르는 연휴가 끝났다. 아마 이렇게 긴 휴일은 수십 년 이래 처음 있었던 것 같다.

 

병원을 떠나 부모, 형제들과 함께 명절 기분도 내보고, 가족들과 가까운 곳에 여행도 다니면서 예년과 다름없는 명절을 보냈다.

 

하지만 평소보다 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그렇게 하고도 시간이 남았다. 이렇게 긴 시간을 지내본 경험이 없어서 어색하기도 했다. 마치 긴 휴가를 다녀온 느낌이다.

 

월요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연휴동안 붙여두었던 공휴일 진료 안내문을 떼어내고, 창문을 활짝 열어 일주일 동안의 묵은 공기를 갈아준 다음, 환자들을 맞이했다.

 

일주일 만에 병원 문을 열고 보니 모든 것이 새롭다.

 

수술 후 일주일 동안 보지 못했던 환자들과 반가운 모습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추석 잘 보내셨나요?” “별 일 없으셨죠?”

 

멀리 제주도에서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인중 수술을 받기 위해 내원했던 젊은 여성 환자도 다행히 수술결과가 좋아서 추석 연휴동안 졸였던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되어 안심이다.

 

목주름 수술을 하기 위해 내원하셨던 멋쟁이 할머니환자도 실밥을 다 풀고 나니 한결 젊어 보여서 좋아졌다고 하시면서 우리 원장님 최고라고 하시면서 덕담을 하시고 돌아가셨다.

 

환자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실밥을 제거하고 또, 환자들의 소소한 질문에 알아듣기 쉽도록 대답을 해 주었다.

 

병원을 처음 찾아온 환자에게는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자신에게 어떤 수술이 필요한지 함께 찾아보고, 수술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되돌아보면, 보통의 일과로 돌아가 나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는 진료실로 돌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일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이러한 일상도 사회의 계층마다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연휴가 시작되면, 공항이나 고속도로를 통해 여행이나 휴가를 떠나는 이야기들과 몇몇 성형외과나 의료기관에 추석 특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함께 매스컴에 보도되는 것이 추석연휴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곳에서는 추석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보통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 달에 열흘을 쉬고 한 달 치의 지출을 견뎌야 하니, 그것은 적잖이 걱정일 것이다. 실제로 열흘 정도를 쉬고 나면, 정상적인 근무능률로 되돌아가는데 이 삼일이 걸린다고 하니 실제로는 보름 정도를 쉰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의료기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외래 진료가 없어졌으니, 응급실 당직 의사 위주로 진료를 해야 할 것이고 개인 병원들도 휴진을 할 것이라 응급실이 분주해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관공서나 대기업, 금융기관들만 이런 장기 휴무를 누릴 수 있을 뿐, 중소기업으로 가면 갈수록 연휴는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일은 같이 하면서 쉬는 데에는 차별을 받는 셈이다. 게다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해야 할 관공서나 금융기관에 급한 업무가 생기면 일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니 이것 역시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이 힘든 상황은 사회의 아래 계층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더 심해진다. 자영업자들과 유통업체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연휴가 아니고 자신들만의 고된 일상일 뿐이다.

 

나에게는 나를 기다리는 환자들과 재회하는, 어쩌면 되돌아가고 싶은 일상일수 있겠으나, 이들에게는 다른 사람과 같이 쉬지 못하는 고된 일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무쪼록 즐거운 휴가를 보내는 것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함께 쉬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있기를 바란다.

 

휴가기간 동안 우리 주위에서 쉬지 못하고 우리를 도와준 아파트 경비원, 상점의 주인, 역사의 승무원들, 택시기사, 버스기사, 지하철 역무원, 환경미화원, 경찰, 소방서의 119 대원 등등... 모두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그들의 지친 일상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각각 계층의 처지는 다르지만, 우리의 일상과 이들의 일상이 조금이나마 비슷해지기 바란다.

 

그것이 바로 점점 느슨해져가는 우리 사회를 다시 결속시켜줄 수 있는 작은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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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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