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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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다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안 다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설날 연휴가 지나고 나서 첫 날, 마침 오전에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다 보니, 이참에 병원 직원들과 함께 병원 대청소를 시작했다.

 

새로운 기분으로 근무하는 마음으로 구석구석 대청소를 하고 쌓인 서류나 정리가 되지 않은 물건들도 다시 정돈을 했다.

 

그러던 중, 다급하게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다. 수업도중에 한 어린이가 책상모서리에 눈가를 부딪쳐서 피가 나고 살이 벌어졌단다.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느냐고 물어온다. 시간에 맞춰서 오라고 했다.

 

잠시 후 어머니, 할머니, 어린이집의 선생님, 원장님이 다친 어린이와 함께 병원에 왔다. 일가족이 함께 병원을 찾아온 것이다.

 

다행히 눈은 다치지 않은 것 같고, 어머니가 어린이를 붙잡고 눈꺼풀 찢어진 부위를 봉합했다. 상처가 크지 않아서 보호자나 선생님이 마음을 놓았다.

 

할머니께서 몇 바늘 꿰맸냐고 물어보신다.

 

할머니, 바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다친 길이가 중요합니다. 성형외과에서 한 땀 한 땀 최선을 다해 꿰맸으니 수술은 잘 된 것으로 생각하셔도 될 겁니다.”라고 안심시켜 드렸다.

 

앞으로 실밥을 제거할 때까지 상처치료 열심히 하시고, 나중에 흉터관리를 꼼꼼히 신경 쓰신다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환자 일행은 큰 걱정을 던 표정으로 돌아갔다.

성형외과를 운영하다 보면 가끔 얼굴을 다쳐서 오는 경우가 있다. 집에서, 혹은 어린이집이나 학교, 또는 놀이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다쳐서 오는 경우도 있고, 어른들도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해서 오는 경우가 있다.

 

사실 그렇게 반가운 환자들은 아니다. 우리 병원은 의료보험 처리를 하기 위해서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상처를 봉합하는 일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특히 애기들의 경우, 아프다고 버둥대는 애기들을 붙잡고 꼼꼼히 꿰매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보통 어른 두 세 명이 달라붙어서 해야 하는 일이라서 많이 설치는 애들일 경우 치료하고 나서 진이 다 빠지기 일쑤다.

보호자들이 작은 아이를 붙잡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즘은 얇은 포를 담요처럼 만들어 애기들을 돌돌 말아서 꼼짝 못하게 하고는 빨리 치료를 마치는 것이 상책이다.

 

가끔 왜 수면마취를 해 주지 않느냐고 하는 보호자도 있는데, 오히려 더 위험하다.

 

일단 아이들의 위장 속에 있는 음식물들이 마취를 하고 수술하다가 역류해서 기도로 넘어가면 질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금식부터 하지 않으면 마취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5분 정도면 끝날 치료를 위해서 몇 시간 금식하고 마취하는 것은 아무래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차라리 빨리 꿰매고 애기를 달래주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외상을 입은 어린이들의 보호자들은 근처 개인병원에 갔다가도 일부러 성형외과로 찾아온다.

 

그 이유는 흉터 없이 꿰맬 수 있어서요.“ 라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성형외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더 세심하게 치료해서 흉터가 덜 하도록 해 주는 것이다.

 

흉터는 다치는 순간 이미 생길 운명인 것이다. 흉터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경우는 없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져서 흔적이 잘 보이지 않게 될 수는 있겠다.

 

흉터가 생기는 정도를 보면, 상처가 생긴 과정에 따라서 그 결과도 천차만별이다.

 

칼이나 종이같이 날카로운 물체에 베인 상처가 가장 깨끗하게 치유되는 반면, 모래나 도로에 미끄러지면서 다친 경우가 가장 힘들다.

 

상처의 단면이 깨끗하지 못하고 피부가 찍혀서 군데군데 멍이 들어있는데다가 모래나 도로에 있는 작은 이물질의 파편들이 상처 속으로 파고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일단 마취를 깊이 해서 상처 아래쪽에 있는 파편들을 고운 솔로 제거해 주고 멍이 든 피부 조직 중 상태가 좋지 못한 것들은 미리 제거한 다음, 건강한 조직들로 피부를 봉합해서 피부부터 살려 놓는다.

 

그 후 필요에 따라 2차 수술로 다시 한 번 정리해 주어야 한다. 또 상처가 나아가면서 피부색이 붉게 착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부색을 원래대로 되돌려놓는 치료도 해 주어야 하는데 대개 2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린다.

 

이렇게 번거로운 일들이 많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이다.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다치기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눈이나 얼음이 언 길에서 미끄러져도 다치지 않도록 신발과 장갑을 꼭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잘못해서 손으로 바닥을 짚지 못하고 얼굴부터 바로 넘어지는 경우 심한 외상을 입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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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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