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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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BMW를 탑니다.

저는 비엠더블유(BMW)를 탑니다.

 

쌀쌀했던 꽃샘추위가 물러나고 봄날의 따뜻한 햇살이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창밖으로 보이던 공원의 키 작은 나무들이 어느새 성큼성큼 자라서 공원 전체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공원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이 마치 초록색 융단 같다.

 

매해 봄마다 우리를 성가시게 하는 미세먼지나 황사만 아니라면, 바야흐로 화려한 봄이 우리 앞에 바짝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다.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여러 겹 껴입고 있던 옷보다는 얇고 시원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다.

 

겨우내 감추고 있었던 군살이 이제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고 걱정하면서 찾아오는 환자 역시 조금씩 늘어난다.

 

얼굴이 예쁜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몸매까지 좋아야 사회생활에서 경쟁력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 중, 편하게 살을 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병원에 와서 문의하는 것이 대부분 비만처방약과 지방흡입수술이다.

 

사실 비만 약이라고 알고 있는 약은 우리 몸의 신진 대사를 증폭시켜서 강제로 에너지의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 몸의 보일러의 가동 온도를 올려서 에너지 소비를 늘려주는 방법이다. 먹으면 살이 빠지는 것은 분명한데, 부작용 때문에 오랫동안 복용할 수는 없다.

 

그 다음이 바로 지방흡입수술이다.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피하지방을 제거해 주는 방법이다. 불행히도 성인병과 관련 있는 내장 지방은 따로 제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중감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효과를 보는 것은 그나마 어렵지는 않지만 이것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피하지방을 줄이면서 내장지방도 줄여주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체형관리를 할 때, 중요한 점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식이요법과 생활 속의 운동이다.

 

의외로 생활 속의 운동은 쉽게 할 수 있다. 시간 내서 운동하려 하지 말고 자가용 보다는 대중교통 이용하기, 엘리베이터 타지 말고 계단 오르내리기, 점심 식사 후 운동 삼아 30분 정도 걷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몸의 움직임을 늘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환자들에게 흔히 입버릇처럼 혹시 BMW 타시나요?“라고 물어본다.

 

나는 요즘 비엠더블유를 즐겨 이용한다. 유명한 자동차 BMW는 물론 아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비엠더블유(BMW)B는 버스(Bus), M은 지하철(Metro), W는 보행(Walk)을 뜻하는 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도 자동차로 출퇴근했었다. 그러나 점점 심해지는 도심의 교통체증과 주차난 때문에 고민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집 앞에서 바로 갈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시험 삼아 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비록 버스 시간에 맞추어서 시간을 지켜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새로운 느낌으로 출근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다.

 

버스 전용차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보다는 물론 빠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전을 하지 않게 되면서 출퇴근 시간동안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면서 사색을 하기도 하고, 도심풍경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소소한 발견의 기쁨도 느낀다. 운전하느라 바빴던 시간을 나름대로 의미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창가에서 펼쳐지는 풍경들,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내 마음 속에 운전하는 동안 알 수 없었던 새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점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얻게 된 정신적인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생활패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게 촘촘하게 배치가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조금이라도 목적지에 가까운 곳에 도착하려 하고, 그러다 보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서 몇 바퀴씩 길을 헤매던 것이 이제는 차를 몰고 다니면서 겪던 불편에서 조금씩 해방되는 마음의 짐을 벗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좋든 싫든 일정 기간 동안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일단 어느 정도 운동을 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귀찮지만 몸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BMW의 이차적인 효과라 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지내는 것 보다. 어떻게든 조금이라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살을 빼는 데 왕도는 없다. 다만 평소 자신이 하던 편안한 생활을 조금 귀찮고 힘들고 번거롭지만 움직임이 많은 생활 패턴으로 바꾸면 큰 힘 들이지 않고 건강하게 살을 빼고 유지할 수 있다. 그래야 요요현상도 예방할 수 있다.

 

나 홀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가능하다면 BMW를 이용하는 것이 체중조절도 하고 봄의 불청객인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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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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