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제목

염증이 아니고 부기입니다.

추석 연휴가 제법 길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스산한 찬바람이 창문 너머로 스며들고 있다.

환절기, 이번에는 감기에 걸리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 아침 시간을 보냈다.

연휴 전에 수술했던 환자들을 확인하기 위해 잠시 출근하던 중, 당직 전화가 걸려왔다.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추석 연휴 전날 이마에 필러를 시술한 환자였다.

꺼진 이마가 보기 싫다고 약간 봉긋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나를 찾아온 환자였다.

이마는 피부가 얇아서 자칫 울퉁불퉁한 모습이 되기 쉬워서 매끈한 이마를 만드는데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덕분에 매끈한 모습이 되어 웃는 낯으로 돌아간 환자였는데, 이틀째 되는 전화가 온 것이다.

필러 시술한 자리에 염증이 생겨서 큰일 났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런 경우에는 급한 환자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셀카를 찍어서 당직 전화로 보내 달라고 한 다음, 사진을 확인했다.

살짝 눈 주위에 부기가 있기는 했지만, 환자가 염려하는 염증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걱정하지 말고 병원에 나오세요.’

 

연휴 기간이지만, 드레싱을 해야 할 환자들이 있어서 병원에 나오도록 했다.

환자들 사이에서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 환자를 일단 보고 염증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다행히 얼굴이 부은 것은 이마의 부기가 내려온 것이고 염증이라 할 만한 소견은 없었다.

따로 약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염증이 아니고 통증도 없으니 약도 필요 없습니다. 일단 부기가 다 가라앉도록 차가운 찜질만 열심히 하시면 되겠습니다.’라고 확실히 안심시키고는 돌려보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이틀 후 환자가 환한 표정으로 다시 찾아왔다.

부기가 다 빠지고 나자 매끈한 이마가 환하게 인상을 밝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걱정거리가 사라지고 얼굴이 더 환해진 것 같다.

 

염증(炎症: Inflammation): 생체조직이 손상을 입었을 때 체내에서 일어나는 방어적인 반응

예를 들어 외상, 화상, 세균 침입에 대하여 몸의 일부에서 충혈, 부종, 발열,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이거 염증 생긴 거 아니에요?’

가끔 수술을 한 환자들이 회복을 하는 도중에 이런 질문을 받는다.

 

염증이라는 것은 조직에 손상이 생기면서 생기는 반응이다.

 

염증이 있는 조직에는 특징적인 소견이 관찰된다.

통증이 있는 부기다. 부어 있는 곳을 살짝 누르면 아프다고 한다. 염증이 생긴 부위는 붉은색을 띤다. 가끔 상처가 있으면 누런 분비물이 보이기도 한다.

 

염증은 처음부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부기로 시작하거나 정상적인 상처 치유과정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의사들은 이렇게 상태가 나빠지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쓴다.

 

여기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환자의 면역 능력이 떨어지면, 염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과정의 성형수술에서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철저한 소독을 하고 무균의 환경 속에서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주위에서 염증 생겼다혹은 이것 염증 생긴 것 아닌가요?’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염증이 생긴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흔하다.

 

병원을 찾아가서 정확한 진단만 받아도 큰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실제로 염증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진료실로 찾아오는 환자 중에 수술이나 시술 부위에 실제로 염증이 생겨서 오는 경우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과거와는 달리 성형수술보다 간단하다고 하는 필러, 보톡스, 실리프팅, 매선 같은 시술들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이것에 관계된 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 원인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바쁘고 간단한 것이라는 이유로 원칙을 지키지 않고 시술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라 하겠다.

비록 쁘띠 시술들이 비교적 간단한 것이라 하지만, 이것 역시 엄연히 의료행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수술하는 것과 같은 기준으로 준비해야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쁘띠 시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환자들에 의한 것도 있다.

시술을 마치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처럼 생각하도록 만드는 매스컴의 영향도 적지 않다.

시술하고 나서 바로 상처에 손을 대고 화장을 하거나, 샤워, 사우나, 음주, 흡연 등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생각하는 것이다.

 

시술은 문제없이 이루어졌지만, 이렇게 염증이 생기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을 예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술 후에도 한 두 차례, 병원을 방문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서 치료를 하는 것이다.

간단하다 쉽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수술을 한 것이라 생각하고 경과에 관심을 가진다면,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8-10-17

조회수10,195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