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제목

나에게 울림을 준 환자들

나에게 울림을 주는 환자들

 

진료실에서 앉아 있으면, 참으로 다양한 군상의 모습을 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중 기억에 나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그런 기억들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무엇인가 나에게 크던 작던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다.

 

며칠 전 남자 한 사람이 진료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들어올 때 마스크를 끼고 들어온다. 멀리 서울에서 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보통 인중 수술을 위해 오셨구나하고 서로 대화를 시작했다.

 

나를 보고 인사하면서 마스크를 벗는데, 얼굴 전체가 화상을 입고 치료를 했으나 군데군데 흉터가 남은 얼굴이었다. 나는 속으로 적잖게 놀라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인중 수술을 위해 왔다는 이 남자 환자는 자신의 인중이 길고 윗입술이 밋밋해서 얼굴 전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수술을 하기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전에 수술을 한 다른 환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수술에 관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하다가 활기에 찬 이 환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개인 사업을 하는 이 환자는 자신의 꿈이 열기구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것이라고 한다. 그것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나에게 들려주었다.

 

자신의 얼굴 상처는 작업현장에서 일어난 화재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해 주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재기가 어려울 정도로 치료과정도 힘들고, 또 많은 노력이 필요했었을 것인데,... 아무 거리낌 없이 나를 대하는 것을 보니 적어도 화상으로 인한 자신의 컴플렉스는 이미 극복한 것처럼 보였다.

 

일단 그 환자의 스케줄 상 수술은 이번 가을이라야 가능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끝냈다. 이번 가을에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그 환자의 뒷모습을 보니 그의 마음속에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며칠 전 내가 오랫동안 준비했던 인중과 입 주위 수술이 얼굴의 인상과 관상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이 모든 미용성형외과 의사들의 꿈이라는 미국 미용 성형외과 학술지(Aesthetic Surgery Journal)에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정식 논문으로 게재되기로 확정되었다는 기쁜 메일을 받았다.

 

그 메일을 받던 순간, 내가 수술을 했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처음 수술했던 교포 여성 환자부터 어제 울산에서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아온 환자까지.....

 

처음 이 수술을 나에게 하도록 했던 첫 번째 환자는 수술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나에게 인중수술에 대한 새로운 길을 걷도록 해 주었다. 그 이후에 한 사람, 한 사람씩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이전에는 없었던 수술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고비가 찾아오곤 했다.

 

가끔 인중성형수술을 이해하지 못했던 환자나 다른 의사들로부터 오해를 받아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 수술을 위해 멀리서부터 나를 찾아와주는 환자들의 믿음을 저버릴 수가 없어서 이 수술을 이어갈 수 있었다.

 

환자들도 입 주위의 교정수술로는 이 수술이외에는 다른 수술을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았기에 수술을 받고 나서 몇 년이 지나도록 나와 함께 연락을 지속하면서 수술의 경과를 함께 노력했다.

 

끊임없이 수술결과를 나에게 피드백해주는 모습들을 직접 보고 나면, 그들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 전달되는 것 같아서 이 수술이 단순히 나 혼자의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었다.

 

입 주위 성형수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게 된 것은 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나와 함께한 환자들의 힘이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5-06-24

조회수10,239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