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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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 값을 치르고 계십니까?

당신은 제값을 치르고 계십니까?

 

  

중년의 여성 두 사람이 찾아왔다. ‘눈꺼풀이 처져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보려고 왔다고 한다.

 

일단 현재의 상태를 보고 나서 눈썹 당기는 수술과 윗눈꺼풀 수술을 함께 하면서 눈을 무거워지게 하는 지방을 함께 제거하기로 했다.

 

수술에 필요한 사항 주의사항을 모두 설명한 다음 수술비를 결정할 차례인데. 쉽지가 않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거니까 싸게 해 주세요.” “모임에서 우리가 먼저 하는데 잘 되면 다른 사람도 하려고 했으니 더 싸게 해 주세요.” “근처의 다른 병원에 가니까 더 싸게 해 준다고 하던데, 이 가격에 해 주시면 여기서 할께요.”

 

결국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해 달라고 억지를 쓰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돌아갔다. 이런 싼 수술비를 받고 수술을 해야 하나 하는 갈등도 있었지만 결국 싼게 비지떡이겠거니....” 하면서 자위하고 말았다.

 

이처럼 수술비를 할인해 달라고 요구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보톡스나 필러같은 비수술적인 처치는 이미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까지 수가가 떨어져 제대로 된 수준의 시술은 포기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 아닌가 탄식할 지경이 되었다.

 

요즘 보톡스나 필러를 시술한 이후 문제가 생겨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이 부쩍 는 것을 보면 제대로 된 안전한 시술을 받지 못해서 이런 부작용들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한 대학병원의 소아과 병동에서 링거 주사를 맞던 환자에게 소스라칠 일이 생긴 것이 보도되었다.

 

링거 속에서 정체불명의 벌레가 발견된 것이다. 혈관 속으로 흘러 들어가야 할 링거액 속에서 벌레가 발견된 것이다. 다행이 일찍 발견되었으니 망정이지, 하지만 이 링거액을 맞은 환자나 그 가족의 걱정이나 불안감을 생각해 보면......

 

하지만, 대학병원에 납품되는 링거나 약품, 치료재료들의 가격이 가장 낮은 값을 제시하는 업체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는 불합리한 사실을 알게 되면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링거 하나의 가격이 200원 대에 결정되는데 한국의 생산시설로는 이 가격을 맞출 수가 없어서 멸균처리 시설이 없다시피한 필리핀 공장에서 링거를 만드는데, 이것에 붙이는 이윤이 1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되려고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는지...” 하는 탄식만 생긴다.

 

이런 속사정이 알려지면 우리 몸에 직접 사용되는 의료제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져 한 동안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늘려야 하고, 그 영향으로 우리들의 의료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면, 그리고 누가 내느냐에 대한 논쟁으로 링거 문제는 무관심하게 잊혀질 것이다, 우리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와 비슷한 일들이 요즘 많이 신문을 장식한다.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대형사고를 낸 버스나 대형 트럭이 있는가 하면, 우체국 택배 직원들이 힘든 업무를 견디지 못해서 연이어 자살하는 일들이 바로 비슷한 일이다.

 

우리 곁에서 당연히 있는 것으로 느끼지만 비용을 지불하는데 아까워하는 경우들이다.

 

졸음운전을 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달고, 운전기사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좀 더 많은 기사들을 고용해서 운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택배기사들 역시 고용을 늘려서 이들의 업무의 강도를 줄여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운송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택배비 역시 인상될 것이 뻔하다. 아마 무료배송이란 말은 기억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비용증가를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내 주머니에서 그 돈이 나가는 것은 주저할 것인데.

 

지극히 조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서 어느 하나를 변화시키면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맞이하는 경우가 필연적이다. 이러한 변화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우리 모두가 깊이 통찰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 아닐까?

 

비록 경제적인 성장은 이루었지만, 정신적인 성장은 이루지 못한 몸만 자란 어린 아이같은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이제 능률, 생산성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우리들의 생각을 인간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바뀐 가치에 공감을 하고 기꺼이 이런 비용을 지불하는데 동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남을 배려하고 이웃과 함께 사는 선진국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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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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