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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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2

며칠 전 간호사가 나에게 뜻밖의 소식을 전달해 주었다. 전문의가 되고 나서 종합병원에서 근무할 때 수술했던 환자 한 사람이 우리 병원을 수소문해서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니...내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내 앞에 앉은 모습을 대하니, 아직 남아 있는 예전의 모습을 확인하고 서로 환하게 반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그 동안 지내온 이야기들을 하면서 따뜻한 시간을 함께 보냈다.

 

2000년쯤 대학병원 분원 성형외과에 초대 과장으로 부임해서 근무하던 중, 한 중년 여성의 수술을 맡게 되었다.

 

중년이 되어가면서 생긴 나이의 흔적을 지우고 좀 더 젊어진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눈, , 유방수술을 함께 하기를 원하는 환자였다.

 

한 번에 다 할 수 없는 큰 수술이라 두 차례에 나누어서 수술을 하게 되었다.

 

환자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수술 후 회복기간을 잘 견디어 냈었다. 힘든 고비도 몇 차례 있었지만 수술 결과가 좋아서 의사로서 기분 좋게 환자를 대할 수 있었다. 환자 역시 수술 후 좋은 일이 있었다고 하면서 나중에 사려 깊은 감사편지를 보냈다.

 

그 후 십여 년이란 긴 시간이 흐르고 나니, 세월의 흔적이 또 남게 되어 다시 수술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옛 생각이 나서 인터넷으로 이름을 검색해서 찾아왔다고 하는 것이다.

 

장성한 딸이 서울에 살고 있어서 서울의 큰 병원에서 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아무래도 나에게 수술을 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왔다는 말을 듣고 나니 가슴의 한 구석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수술 후 10년 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어서 이제 지역사회에서 유명 인사가 된 그 환자는 적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얼굴에서는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그 분은 수술에 관한 모든 것을 나에게 알아서 해 달라고 맡겼다.

 

십년 이상의 긴 시간이 흐른 터라, 그 동안 달라졌을 현재의 건강상태와 수술 전에 검토할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수술 스케줄을 진행했다.

 

예전에 수술했던 부위를 세심하게 찾아서 다시 확인하고 수술하느라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지만 두 차례의 수술 모두 큰 문제없이 잘 마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수술을 받고 나서도 회복할 시간을 좀처럼 낼 수 없었던지 실밥도 미처 제거하지 못하고 자신의 일을 해야 할 사정이었기에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조금은 힘들었을 회복기간을 거뜬히 이겨 내는 모습을 보니 나 자신에게도 그런 에너지가 옮겨 오는 것이 느껴졌다.

 

수술 후 결과가 마음에 들었던지 나중에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우리 병원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면서 환자들을 직접 데리고 오는 수고를 서슴치 않는 것을 보니 사람사이의 인연이란 것이 참으로 알 듯 모를 듯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10년이 훌쩍 지나서도 내 이름을 찾아서 오는 경우도 있으니...

 

주위에 있는 병원들 중 6개월 혹은 1년이 멀다하고 의사들이 바뀌는 곳이 있다. 사정을 들어보면 자신의 전문과목이 아닌 진료를 무리하게 하면서, 아니면 환자를 자신에게 돈을 주는 대상만으로 보고서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생겨도 이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해 의사가 환자를 회피하다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병원을 다른 의사에게 넘기고 야반도주 하듯이 이전하는 경우가 제법 있는 듯하다. 그래서 수술한 의사를 찾다가 포기하고는 해결책을 찾으려고 헤매다가 나에게 진료를 받는 환자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그래서 성실하게 진료를 하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10년이 지나도 이처럼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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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6-12-08

조회수1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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