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성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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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은 왕진도 가능합니다.

우리 병원은 왕진도 가능합니다.

 

대구에서는 드물게 인중과 입술 부위의 수술을 많이 하는 우리 병원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일들이 가끔 일어난다.

 

지난 주에도 이런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지난 주말, 대한성형외과학회의 가을 본 학회가 열리는 날이다.

 

올 한 해동안 연구했던 과제들을 각 분야별로 한 장소에 모아서 발표하는 기간이다.

 

아침 7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매 시간마다 빽빽하게 강연스케줄로 가득 차 있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각자의 관심이 있는 분야의 강의를 확인한 다음, 여러 강의실들을 바삐 옮겨다니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에 여념이 없다.

 

성형한류가 국제적으로 소문이 나면서, 외국인 의사들의 관심도 높아져서 이제는 여러 나라에서 참가한 외국인 의사들을 어렵잖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인중 수술과 입술 수술에 대한 강연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필자의 강의를 준비하던 도중, 병원 전화가 울렸다. 전화기 너머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울에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은 주말을 맞아 인중이 긴 자신의 문제에 대해 한 성형외과의 추천을 받아 현재 대구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아뿔사! 서울 학회 일정 때문에 스케줄을 변경하고 오늘 휴진하기로 했는데........사전에 연락이라도 닿을 수 있었다면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었는데, 어디선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어떻게 할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서울에서 만나도 되겠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쳤다.

 

대구로 내려가던 발걸음을 되돌려 학회가 열리는 서울의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마침내 강의시간, 1년 동안 새로 습득한 지식과 경험들을 모아서 강의를 하고 동료 의사들과 열띤 토론을 마치고 나서 돌이켜 보니 이들의 질문에 답해야 할 과제들을 새로이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 혼자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은 시야에서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점을 알게 된 것이 나로서는 큰 소득이 된 셈이다.

강의와 토론을 마치고 나서 함께 한 동료 의사들과 서로 격려를 주고 받은 다음, 바쁜 걸음으로 약속시간에 맞춰서 호텔 로비로 나갔다.

 

전화기로 서로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 약속장소에서 처음 얼굴을 대면했다.

 

비록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였지만,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특징적인 환자의 얼굴 모습을 확인하고 서로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서로 활짝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마주 앉을 자리를 찾아서 로비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를 추천해 준 성형외과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해서 이 여성이 수술을 생각하게 된 동기, 현재 자신의 상태, 자신이 바라는 얼굴 모습 등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 다음 내가 진단한 그녀의 상태를 이야기 해주고, 수술에 대한 이야기, 수술과정, 수술전후의 모습들, 수술 후의 경과 등 수술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마침 노트북에 담겨져 있는 수술관련 자료들도 함께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진료실 안에서만 환자를 만나다가 병원을 한참 벗어난 서울에서 이런 상담을 하게 되다니, 마치 멀리 왕진을 온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서 이 여성과 함께 웃었다.

 

비록 진료실은 아니라 해야 하겠지만, 마치 병원에서 하는 것처럼 충분한 설명을 해 주고나서 만족해 하는 그녀와 헤어졌다. 당연히 수술 날짜까지 예약한 것이다.

 

흔지 않는 수술을 하는 병원이 되면서 가끔 보통의 병원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을 경험하곤 한다.

 

외지에서 오시는 환자들이 자주 대구를 방문하는 일이 쉽지 않아 수술 첫날 숙박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던 것이 바로 대표적인 일 중 하나다.

 

교통편이 더 편리해진 지금은 수술한 환자들이 원하는 경우에만 이런 일을 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환자들의 요청에 따라 병원 근처의 호텔부터 작은 숙소까지 다양한 곳들을 확보해 두고 환자들의 숙박을 도와주고 있다.

 

이런 일 이외에도 다른 일들도 있는데, 바로 이런 왕진이다.

 

한 번씩 수술한 외지 환자들의 바쁜 스케줄 관계로 도저히 진료가 불가능한 때가 있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 많이 있지만, 이런 경우에 왕진을 나가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은 극히 드물다. 마침 나 자신이 그 지역으로 갈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이런 일로 기억에 남는 환자들도 몇 사람이 있다.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갈 스케줄이 있으면, 이들의 사정을 생각해서 만나러 가는 것이다.

 

커피매장에서, 까페에서, 학회가 열리는 곳 로비에서, 나는 이들을 기꺼이 만난다.

 

한 번이라도 우리와 관계를 맺었던 한 사람과의 인연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한 번의 인연, 그것은 첫 만남, 첫 전화통화, 첫 메일접속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앞으로 다가온다. 이것이 서로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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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8-12-11

조회수1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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